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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흑암 CERN ▧

[스크랩] 과학이론을 담은 영화 <인터스텔라>로 보는 ‘중력’과 ‘시간’의 끌림 속으로!

by 샬롬♡예루살렘 2015. 8. 17.
 

과학이론을 담은 영화 <인터스텔라>로 보는

‘중력’과 ‘시간’의 끌림 속으로!


어느 누구도 실제로 본 적이 없다는 블랙홀(black hole)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문자 그대로 검은 구멍의 형태를 띠고 있을지, 주위의 별들은 어떻게 존재하고 있을지 궁금한 적 없으셨나요? 무엇이 있는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광활하고 엄숙한 우주는 매우 신비롭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주는 ‘무중력 상태’라고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사실 우주에도 중력이 존재하는데요. 중력을 측정할 수도 없을 만큼 매우 작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무중력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 어디에나 존재하는 만유인력은 우주 곳곳에도 퍼져 있죠. 커다란 스크린으로 우주의 중력과 시간 여행을 경험하게 하는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적용한 작품이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 물리학자 킵 손의 수학공식을 그대로 옮겨 블랙홀이 실제 어떻게 생겼는지를 그대로 표현 한 화제의 영화, <인터스텔라>입니다.

 


▲ 기존의 블랙홀 상상도 (출처:
http://goo.gl/YKJnma)

<인터스텔라>는 국내 누적관객 500만을 돌파 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인데요. 대기 중에 사람이 호흡할 수 있는 산소는 고작 20%이고 남은 80%는 질소로 가득합니다. 20세기에 범한 잘못으로 질소를 먹고 사는 병충해가 들끓어 산소는 줄어들고 세계는 식량난에 부딪히며 말도 못할 정도의 심각한 황사와 함께 환경은 악화되었습니다. 병들어가는 지구에서 인류가 살 수 있는 방법은 0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꿈꾸는 미래를 위해 인류가 살 수 있는 다른 행성을 찾아 탐험하는데요. ‘웜홀’이라는 우주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그 틈에 해답을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죠.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을, 아멜리아(앤 해서웨이)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지구에 두고 그들을 위해 그들이 정착하여 살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기대하며 우주로 떠납니다. <인터스텔라>는 수치로 계산될 수 없고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사랑’과 경이로운 우주의 놀랍고도 웅장한 ‘과학’에 관한 영화입니다.

‘별과 별 사이’, 즉 항성 간의 거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이 영화에는 과학적인 이론과 현상들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알고 보면 더 재밌어지는 영화 속 이론! 하나씩 알아볼까요?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살기 적합한 행성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 년 전 NASA에서 ‘나사로 프로젝트’ 열두 명의 대원들이 지구를 떠났습니다. 그들이 행성에 도착하면 그곳이 인간이 살기 적합한 곳인지  지구에 있는 본부에 데이터를 송신하는 것이죠. NASA 본부는 우주인들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 명의 대원들이 거친 행성이 인류가 살기에 가장 적합한 행성에 가깝다고 결정을 내립니다. 그 세 행성으로 지원과 탐험을 위해 쿠퍼와 아멜리아, 로밀리, 도일은 인듀어런스 호(우주선)를 타고 떠납니다.

토성 주변에 '웜홀(wormhole)'이 발견되고 NASA는 그 웜홀을 이용해 인류를 이주시킬 계획, 플랜A를 세웁니다.(인류 이주에 실패할 시 수정란으로 인류를 재건하여 식민지 은하를 개발하는 플랜B도 있습니다.) 플랜A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중력방정식’을 꼭 해결해야 하는데요. 지구에 사는 인류를 다른 행성으로 이주시키려면 그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초대형 우주선이 있어야 하고, 그 초대형 우주선이 뜰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력은 통제 가능해야 하는데요. 중력이 통제되면 인류를 싣은(?) 정거장이 우주에 뜨게 되고, 웜홀의 중력 역시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웜홀을 통해 인류가 새 행성으로 이주할 수 있죠. 사람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 인듀어런스 호는 발견된 웜홀을 이용해 새로운 은하계로 연결되는 통로를 지납니다.

 

 

▲ A에서 B로 가는 최단방법은 사과 껍질 표면을 기어가는 것이 아니라 알맹이 내부를 뚫고 가는 것입니다.

(출처: http://goo.gl/zncKyM /2차가공)

그렇다면 ‘웜홀’은 무엇일까요? 사과에 벌레가 A지점에서 B지점까지 가려면 겉껍질 주위를 돌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방법) 그렇지만 만약 사과 속을 파서 쭉 들어간다면 A에서 B로 가는 시간은 훨씬 단축되겠죠. 이처럼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갈 수 있는 최단 경로이자 고차원의 구멍을 ‘웜홀(Wormhole)’이라고 합니다. 서로 다른 우주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인데요. 지구에서 다른 행성을 가기까지 이론상으로는 수만 광년이 걸리지만 웜홀을 이용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것이죠. 통로가 생겨 바로 뚫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 시공간을 잇는 ‘다리’ 역할의 웜홀 (Credit: edobric | Shutterstock 출처: http://goo.gl/CXBBZv)

인듀어런스 호가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밀러 행성입니다. 그렇지만 그곳은 육지가 아닌 바다로 가득 차 있었고 밀러의 흔적이라고는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조각난 우주선 부품이 전부였습니다. 잠시 후 덮쳐오는 거대한 파도로 더 이상 그 곳에 머물 수 없게 된 쿠퍼와 아멜리아는 망연자실한 채로 돌아갑니다. 분명 밀러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행성에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 행성에서 불과 ‘30분’ 전만 하더라도 밀러는 살아있었지만,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빼앗겼죠. ‘몇 년 전에 지구를 떠난’ 밀러가 그 행성에 도착한지는 쿠퍼와 아멜리아가 그 행성에 착륙했을 때의 시간과 얼마 차이나지 않았습니다.

쿠퍼와 아멜리아는 밀러 행성에서 나와 로밀리가 기다리고 있는 인듀어런스 호로 돌아갑니다. 그들이 인듀어런스 호에서 분리되어 밀러 행성에 가고 다시 인듀어런스 호로 돌아오기 까지는 겨우 ‘3시간’이 흘렀습입니다. 그렇지만 인듀어런스 호에서 다시 로밀리를 만났을 때 그의 턱에는 흰 수염이 조금씩 자라있었는데요. 로밀리에게는 ‘23년’의 시간이 흘러 있던 것입니다.


 


▲ 3시간의 밀러 행성 탐험 후 인듀어런스 호로 돌아 와 23년 세월의 흐름을 만납니다
(출처: 유투브 Interstellar Movie - Official Trailer 2 (
http://goo.gl/3xfSnQ))

그들이 밀러 행성에서 보낸 1시간은 지구에서의 7년입니다. 쿠퍼와 아멜리아가 하루의 중 겨우 3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동안 로밀리는 하루 24시간을 꽉 채워 23년을 보낸 것이죠. 어떻게 시간이 이렇게 흐를 수 있을까요? 여기서 “중력이 시공간을 왜곡시킨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이 적용됩니다. 중력이 시공간을 왜곡시킨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요? 일반상대성이론은 '가속하는 관성계는 주변공간을 휘게 하며 가속도에 의한 시간지연효과도 존재'함을 나타냅니다. 말이 조금 어렵죠?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과 매우 밀접합니다. 뉴턴은 중력을 ‘천체가 당기는 힘’이라고 하였지만 아인슈타인은 ‘질량에 따라 나타나며 그것으로 당겨진다’라고 했습니다. 즉, 중력은 끌어당기는 힘이 아니라 시공간에서 질량 자체가 끌어당겨 굴곡 되는 것이죠. 중력은 질량과 관련이 깊어서, 행성의 질량이 크면 중력이 높아져 행성 주위가 휘어집니다.


 

▲ 질량으로 인해 주변의 시공간이 왜곡됩니다 (출처: http://goo.gl/aNLGbG)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볼까요? 얇은 천을 친구와 서로 잡아 당겨 평평한 상태로 만든 뒤 그 위에 탁구공을 하나 올리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천의 팽팽한 정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위에 탁구공이 아닌 농구공을 올려놓으면 천이 아래로 푹 꺼지겠죠. 질량이 큰 공이 올라가니 천 주변의 모양이 변형됩니다. 즉 질량의 크기 탓에 공간이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것이죠.

중력의 힘 때문에 빛 역시 시공간을 올바른 형태가 아닌 약간 휘어진 형태로 통과합니다. 그렇다면 중력과 시간과 빛이 무슨 관계에 있을까요? 여기서 ‘광속 불변의 법칙’을 말하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빛의 속도는 절대적인 것이며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거울 A와 수평을 이루는 거울 B가 나란히 마주보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빛을 쏜다면 그 빛은 거울 A와 B 사이를 수직형태로 왔다갔다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이 상황을 빛의 속도로 달리는 우주선 안에 꾸며놓고 우주선 안에는 미래를, 우주선 밖에는 창조 두 사람을 배치시킵니다. 빛의 속도로 달리는 우주선을 육안으로 관찰 가능하다고 가정했을 때, 미래와 창조는 A와 B 사이의 빛을 어떤 모양으로 인지할까요?

 

 

 


미래는 빛의 속도로 달리는 우주선 안에 함께 탑승해있기 때문에 A와 B 사이를 이동하는 빛을 수직형태 그대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나 창조는 우주선 밖에서 물체를 바라보기 때문에 A와 B 사이의 빛이 우주선이 이동하는 방향대로 같이 움직여 휘어져 보이게 되는 것이죠. 이 때, 미래와 창조가 본 A와 B 사이의 빛의 속도는 차이가 있을까요? 아니요. 빛의 속도는 절대적이기 때문이죠. 다만 빛이 그린 거리는 차이가 있겠죠. 거울 A와 B, 빛이 움직인 거리를 삼각형으로 나타내면 미래가 본 빛의 거리는 삼각형의 높이에 해당되고 창조는 빗변에 해당됩니다. 미래가 본 빛의 거리는 창조가 본 것 보다 짧습니다. 수학시간에 배웠던 ‘거속시’ 공식 기억나시나요? 시간은 거리/속력이라는 공식을 이용하여 계산해봅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소 억지스럽지만 삼각형의 높이를 1m, 빗변을 2m라고 하고 빛의 속도를 1초라고 가정합시다. 이 경우 미래가 느낀 시간은 1초이고, 창조가 느낀 시간은 2초가 되겠죠. 하나의 일을 똑같이 수행할 때 미래가 1초를 쓰는 동안 창조는 1초를 더 많이 써서 2초를 쓴 것입니다. 미래보다 창조의 시간이 더 빠르게 흘렀습니다.


중력이 강할수록 만큼 시공간의 왜곡 역시 커집니다. ‘중력이 클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잠깐, 원심력과 구심력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등속원운동을 하면 직진하고자 하는 물체는 관성을 느끼며, 원의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힘을 원심력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관성 때문에 밖으로 나가려는 힘을 말하죠. 이와 반대로 물체가 운동을 계속 하기 위해 이탈하지 않도록 중심부로 당겨주는 힘을 구심력이라고 합니다. 안에서 잡아당기는 힘이죠. 구심력과 원심력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작용하기에 구심력이 커지면 원심력도 커집니다. 구심력의 크기는 속도의 크기와 비례합니다.(‘구심력=물체의 질량×(속도의 제곱/원의 반지름)‘이기 때문이죠!) 잡아당기는 힘인 구심력을 중력으로 볼 때, 중력이 커지면 속도가 증가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조금은 이해가 되셨나요? 그래서 중력이 큰 곳은 중력이 작은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의 흐름이 느리답니다.

 

 

▲ 우주선 안에 있는 미래는 우주선과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고(상),
우주선 밖에 있는 창조는 우주선에 못 미치는 속도로 있습니다(하)

여기서 블랙홀을 빼놓고 갈 수 없는데요. 중력과 관련된 시간은 블랙홀과 매우 밀접합니다. 블랙홀은 매우 큰 중력장에 의하여,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경계로 둘러싸인 시공간 영역을 말합니다. 중력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곳에 가면 시간이 아예 움직이지 않죠.(위의 설명을 기억해보세요!) 강한 중력만큼 흡입력도 엄청납니다. 블랙홀은 아주 큰 질량을 가진 물체가 아주 작은 밀도 위에 존재하기에 이 때문에 생긴 주변의 중력장은 매우 높은 곡률로 휘어집니다. 그렇기에 빛이 이 곳을 빠져나올 에너지를 가지지 못해 블랙홀의 영역 밖으로 나오기 어려운 것이죠.


물결치는 바다 표면이 흩어지는 것처럼, 블랙홀 안쪽에서의 우주공간 왜곡도 블랙홀 뒤쪽의 공간을 산란시킨다고 합니다. 강한 중력 때문에 빛이 직진하지 못하고 굴절하는 현상을 ‘중력렌즈’라고 하는데요. 중력은 기이하게 빛을 내는 가스성분의 디스크를 뒤틀며 블랙홀의 위쪽과 아래쪽을 가로지르는 무지개 화염을 만듭니다. 블랙홀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빛나는 띠도 중력이 작용하는 블랙홀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또한 구체 중심부의 거대 디스크가 안쪽으로 회전하면서 가스를 점점 뜨겁게 달구는데 이 현상으로 블랙홀은 휘황찬란하게 빛난다고 하는데요. <인터스텔라>의 스크린을 가득 메운 블랙홀의 모습이 눈부시게 빛나던 것도 다 이 이유 때문이죠. <인터스텔라>에서는 킵 손의 수학공식을 그대로 옮겨 블랙홀을 실제와 가장 가깝게 잘 구현했다고 합니다.

 

 

 

▲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구현한 블랙홀의 모습. 가장 실제와 가깝다고 합니다.
(출처: 유투브 Interstellar Movie - Official Trailer 3 (
http://goo.gl/CJZKiW))

상대성이론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블랙홀이 등장해서 어리둥절하셨나요? ‘갑자기’가 아닙니다. 혹시 밀러 행성 옆에 블랙홀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쿠퍼 일행이 밀러 행성에 가기 전에 고민을 했던 이유도 그 곳에 가게 됨으로써 시간 손실이 엄청나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쿠퍼와 아멜리아의 시계가 3시간 움직였을 뿐인데 로밀리는 23년을 더 산 상태였고, 10대이던 쿠퍼의 딸이 그 동안 나이를 먹어 쿠퍼가 지구를 떠날 때의 나이가 된 것이죠.

쿠퍼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 웜홀에 가게 되었을 때 마주하게 된 5차원의 세계. <인터스텔라>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무수한 시간들이 하나의 물리적 공간으로 만들어져 겹겹이 쌓여있습니다. 쿠퍼는 그 곳에서 지구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딸 머피와 이별을 하던 시간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블랙홀로 들어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게 된 것이죠. 책장 너머로 보이는 과거의 장면에서 쿠퍼는 딸과 지구를 떠나려하는 과거의 자신에게 ‘가지 마’라고 울부짖습니다. 그렇지만 과거로 갔다고 하여 이미 발생했던 일을 없던 것으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망연자실한 쿠퍼는 과거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중력’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힘으로 서재의 책들을 밀어 서재 건너편에 있는 머피의 방에 떨어뜨리죠. 사실 머피가 ‘유령’의 메시지라고 했던 것은 ‘아빠’, ‘쿠퍼’가 미래에서 보낸 메시지였습니다. 5차원 속 쿠퍼는 ‘STAY(가지 마)’ 메시지를 2진법을 이용하여 책장에 꽂힌 책의 순서대로 떨어뜨려 전달하지만, 이를 알 리 없는 과거의 쿠퍼는 무시하고 집을 떠나죠.

 

 


▲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인듀어런스 호
(출처: 유투브 Interstellar Movie - Now Playing (
http://goo.gl/Hzin5c))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쿠퍼에게 블랙홀에 빠진 인공지능로봇 ‘타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타스는 블랙홀의 특이점 데이터를 확보함을 쿠퍼에게 알리자 쿠퍼는 그것을 머피에게 전송하려고 합니다. 초반에 영화에서 언급된 나사로 프로젝트의 플랜A 기억나시나요? 플랜A를 성사하려면 블랙홀의 양자데이터, 즉 특이점 자료가 있어야만 중력방정식을 풀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해답은 블랙홀에 들어가야만 알 수 있는 것이었죠. 블랙홀에 들어가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력방정식을 연구하던 브랜든 박사는 생을 다하는 순간 ‘플랜A는 사실 불가능하다’는 고백을 합니다. 결국 플랜A는 인듀어런스 호 탐원대원들이 다른 적합한 행성에서 플랜B를 실행하기 위한 빛 좋은 개살구였을 뿐이었죠.

다행히 쿠퍼는 블랙홀의 특이점을 알게 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그 데이터를 머피에게 전하려 합니다. 그러나 5차원의 세계에서 과거를 건드릴 수 있는 방법은, 즉 다른 차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중력’입니다. 그래서 쿠퍼는 머피가 2진법을 알아듣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여 자신이 떠나기 전 머피에게 준 손목시계의 초침을 조절하여 블랙홀의 특이점 자료를 전송합니다.(‘어떻게 손목시계의 초침을 움직였냐!’에 대한 해답은 영화가 가진 상상력에 근거한 것이겠죠?) 머피는 사랑의 힘으로 아빠가 전달하는 메시지임을 알아차리고 중력방정식의 해답을 찾아 죽어가는 지구에서 인류를 구원하는 데 성공합니다.

여기서 몇 가지 키워드를 발견하셨나요? 블랙홀, 웜홀, 5차원, 중력… 쿠퍼가 5차원의 세계로 넘어가기 전 인듀어런스 호에서 분리되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갑니다. 잠깐! 쿠퍼가 어쩌다 블랙홀에 들어가게 되었을까요? 쿠퍼와 아멜리아는 밀러 행성과 만 행성에서 좌절을 경험하고 마지막 희망인 에드먼즈 행성으로 가려고 하지만 인듀어런스 호의 연료가 아슬아슬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의 손실 없이 빠르게 에드먼즈 행성에 가기 위하여 블랙홀 근처로 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덕분에 아멜리아가 탑승한 인듀어런스 호는 무사히 에드먼즈 행성에 도착하지만, 이는 쿠퍼가 자신을 희생하며 본체에서 분리되어 인듀어런스 호를 가볍게 한 몫도 있습니다. 결국 블랙홀 근처에서 분리 된 쿠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데요. 앞서 말했듯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하여 흡입하는 힘이 세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아주 천천히 흘러갑니다. 그 대신 빛의 속도로 쿠퍼가 들어갔기 때문에 시간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죠. 그래서 과거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쿠퍼가 떨어진 공간은 머피 방의 서재 뒤편이 무수한 시간 축으로 나열되어 있는 5차원의 세계입니다. 각 좌표마다 시간의 흐름이 아주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죠. 쿠퍼가 과거를 만나게 될 수 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바로 ‘웜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앞으로만 흐르기 때문에  과거로 가기 위해서는 시공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서 시공간이 구부러져야 합니다. 과거로 가려면 빛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만약 시공간을 구부릴 수 있다면 특정 시점에서 다른 시점으로의 이동 시간이 훨씬 단축됩니다.

 


▲ 블랙홀의 강한 중력 때문에 빛이 직진하지 못한 채 휘어집니다
(출처: 유투브 The Science of Interstellar 3 (
http://goo.gl/Le4WMe))

블랙홀 안에 무엇이 있을지 어느 누구도 확언할 수 없음에도 인듀어런스 호가 블랙홀로 빨려가 웜홀을 통해 이동한 것은 그것이 많은 시간을 단축해주기 때문입니다. 블랙홀은 과거로의 여행만, 웜홀은 미래로의 여행만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여기서는 블랙홀과 웜홀을 통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정도로만 기억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과거로 갈 수 있다고 하여 과거에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영화처럼 중력을 이용하여 과거 혹은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줄 수는 있지 않을까요?

영화 <인터스텔라> 자체의 내용은 어렵지 않고 쉽게 소비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 내용을 이루는 과학 이론들이 다소 어렵고 심오한 편이죠. 영화를 감상할 때 이론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영화를 즐기는 데 방해되지는 않지만, 과학의 신비함에 알면 알수록 영화 캐릭터의 행동과 줄거리에 대한 이해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지는 것 같습니다. <인터스텔라>를 통해 물리학의 매력이 느껴지셨나요? 비록 영화 속 과학 지식이 이론에 벗어난다는 오류 지적도 있지만, 영화의 상상력은 그대로 간직한 채 따로 정확한 이론을 찾아보는 재미도 좋은 듯합니다. 이번 계기로 많은 분들이 과학에 더 가까워지셨기를 바랍니다.

<인터스텔라>는 과학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측정될 수 없는 ‘사랑’에 대해서도 깊게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인터스텔라>에 등장한 과학이론을 중심으로 다뤄보았습니다. 미처 다루지 못한 더 많은 영화 속 이론들이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중력과 시간에 대하여 이야기했습니다. 인터스텔라 해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이상 글을 마칩니다.


 


출처 : 미래창조과학부
글쓴이 : 미래창조과학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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