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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목회자를 꿈꾸며 봉사하던 아내… 장애인 시설서 남편 만나

by 샬롬♡예루살렘 2012. 4. 24.

장애인의 날… 뇌병변 청년·목사가 되려했던 5살 위 '누나'의 결혼이야기
장애인 시설서 자란 남편… 초등 5학년때 부모님 여의고 피나는 재활 끝 걷고 팔 움직여
목회자를 꿈꾸며 봉사하던 아내… 장애인 시설서 남편 만나
이 부부의 꿈은 "나보다 힘든 사람 위해 사는것"

지난 17일 경기도 포천시 장애인 복지시설‘남사랑의 집’에서 뇌병변 1급 장애인 이종국(30·오른쪽)씨와 엄신화(35)씨 부부가 활짝 웃고 있다. 부부 뒤로 보이는 컨테이너 시설이 이씨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와 자랐던 곳이다. 현재 엄씨는 매일‘남사랑의 집’에서 장애인을 돌보고 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자기야, 시원하지?"

지난 17일 오전 7시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의 한 아파트. 아내 엄신화(35)씨가 다섯 살 연하 남편 이종국(30)씨의 얼굴에 로션을 정성스레 발라주고 있었다. 남편 이씨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엄씨가 "사랑해 쫑이~(이름에서 따온 애칭)"라고 하자, 이씨는 "알, 았. 어. 요, 자. 기. 야"라고 약간 어눌한 말씨로 화답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 부모님을 잇달아 여의고, 장애인 시설에서 홀로 자라 온 뇌병변 1급 장애인 이씨. 2년 전 결혼하고 나서부터 "매일 아침이면 아내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린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엄씨는 "면허 없는 나를 위해 퇴근길에 차를 몰고 데리러 오는 든든한 운전사"라며 "숫자 계산에 약한 저를 위해 남편이 가계부도 직접 쓴다"며 남편의 볼을 매만졌다.

뇌병변 장애는 뇌 또는 뇌로 이어진 신경계통에 이상이 생겨 팔·다리 등이 마비되는 장애. 이씨는 태어날 때부터 가장 심각한 뇌병변 1급 중증장애인이었지만, 이를 악물고 재활치료를 받은 끝에 걷고 팔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이씨는 이후 천안 나사렛대학교 인간재활학과에 들어가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했고, 사회복지사 1급, 직업재활사 1급 등 자격증도 땄다.

지금 남편 이씨는 포천의 한 가구회사 총무팀에서 일하고 있고, 아내는 남사랑의 집에서 장애인을 돌봐주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부부는 남사랑의 집을 함께 방문했다. 남사랑의 집은 부부에게 특별한 곳이다. 이씨가 유년기를 보낸 곳이자 둘의 만남이 이뤄진 곳이고, 지금은 엄씨의 직장이다. 그래서 요즘도 이씨는 시간이 나는 대로 이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

이들 두 사람의 만남은 2009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주에서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강원도 철원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를 하던 엄씨는 이 무렵 장애인 시설인 경기 포천의 '낮은 자의 집' 사무실에서 이씨를 처음 만났다. 엄씨가 컴퓨터 프로그램인 엑셀을 잘 할 줄 모르자, 이씨는 "내가 가르쳐주겠다"고 나섰고, 이날부터 둘의 데이트는 시작됐다. 함께 영화 보고, 밥 먹고, 운전할 줄 아는 이씨가 퇴근 시간에 맞춰 엄씨를 데리러 오는 등 둘의 데이트는 여느 연인과 다름없었다.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할 때면 주변에서 "남자가 돈이 많은가봐"라며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엄씨는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남편의 한결같은 사랑을 믿고 이제는 그냥 웃으면서 넘긴다"고 말했다.

만난 지 100일째 되는 날 이씨가 프러포즈(청혼)를 했다. "나랑 만나줘서 고맙다. 나랑 결혼해 달라." 이씨는 꽃다발과 함께 큐빅 박힌 금반지를 사랑의 증표로 건넸다. 또 100일 동안 만나며 찍은 사진을 영상물로 만들어 선물했다.

프러포즈 다음 날 두 사람은 서로의 집에 가서 집안 어른들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다. 부모가 없는 이씨는 전남 해남에 있는 외갓집으로 갔다. 이씨의 외할머니는 엄씨의 손을 잡고 "우리 손자가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너를 굶길 사람은 아니니, 부디 결혼해서 잘살아 달라"고 말했다. 엄씨 어머니도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하다가 만난 것이 네 일이니 잘 결정했을 거라 믿는다"며 둘의 결혼을 허락했다.

"아내는 하늘이 제게 내려준 선물입니다."(남편 이씨)

"남편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든든합니다."(아내 엄씨)

인터뷰 내내 서로를 한없이 치켜세우던 부부의 꿈은 "우리보다 힘든 사람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 : 주님이 곧 오십니다.여호와를 경외하라.
글쓴이 : Jesus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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